아침을 좀 빠르게 일어나 앉았다.
사실 MP3 찾는 거라든가, 어제밤에 챙겨 놓지 않은 노트북등 정리안된 부분을아침으로 미루었기에 당연히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문제는 내가 보통 때 그 시간에 잘 일어나지 못한다는게 핵심이다. 어쨌던 일찍 일어난 아침 덕에, 그간 찾지 못해 못들었던 모차르트 K183 알레그로 콘 브리오를 다시 듣기 위해 뒤적였고, 못챙겼던 출근 가방 챙겼다. 그리고 여유 있는 아침과 함께 너무 일찍 일어나 생긴 현기증을 동시에 느끼면서 따듯한 방바닥을 바로 비비며 미묘한 유혹에 져볼까 말까 하는 아슬아슬한 도전도 즐겼다.
그리고 옷 챙겨 입고 나서는 순간 온 세상은 잿빛 속 흰색으로 가득찼다.
우중충한 하늘에서 무수하게 떨어지는 눈은 한가득 내려 우리집 앞쪽의 모든 지붕들을 감싸버렸다.
길가에는 덩어리 진 흰 눈덩이들이 나돌아 다니고, 사람들은 우산 챙겨 들고 이리저리 바쁘게 지나가고 했다.
나도 그 속에 파묻혀 회사로 향하다, 문득 이른 아침의 시간을 보고 사진기를 꺼내들었다.
집 앞쪽에 위치한 공원도 아닌 조그만한 휴식처에 소복히 쌓인 눈이 이뻐보였다고나 할까.
가끔은 이런 여유도 즐겨 볼만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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