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외가는 경북 함안군 쪽에 있는 대산리 동박골이다.
사실 그 곳에서 서울까지 오는 길은 생각보다 멀다. 자가용이 있다면 바로 올라올 수 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대략 8시간 이상 소요될 정도로 먼 위치에서 돌아서 가게 된다.
그 먼 곳에서 큰 외삼촌의 아들이 온 것이다.

지금 그 녀석의 나이는 벌써 고3이다. 사실 수험생의 위치에 있다.
내가 마지막으로 본 것이 그 녀석이 중학교 다닐때 정도 였던 것 같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볼 때와 지금의 그녀석은 키만 다를 뿐 하는 짓은 전부 똑같았다.
물론 변화하지 않은 모습에서 무언가 항속성이 있어 좋을 것 같았지만,
사실 실상에는 화나는 일 뿐이였다.

보통 그 정도 나이에서는 많은 것을 생각하고 무언가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할 텐데
전혀 없었다. 마치 백치와 같았고, 초등학생같았다.
나랑 전혀 대화가 안된다. 겨우 하는 짓은 은근히 물어보아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묻고
끼어들 계제를 만들 뿐이다. 그렇다고 애교 있게 군다든가, 아니면 진심으로 다가가는 것이 아니고
간신배들이나 하는듯 달라 붙듯 끼어든다.
너무 빤히 보이기에 더 이상 뭐라 할 수 없었다.
거기다 겨우 하는 짓이라고는 지나칠 정도로 응석을 부리는 것이다.

아마, 외할머니나 외삼촌 그리고 외숙모 모두가 그 아이에게 너무 애정을 부은 것 같다.
사람을 키우기 보다, 귀중품 다루듯 키운 것이다.

난 조금 걱정이 된다. 이 아이가 세상을 나섰을 때 무엇을 하면서 나설 것인지...
이젠 성인이 다된 동생에게 무엇을 조언을 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
조금더 지켜보면서 조언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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