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중간 일음을 접하게 됐을때 종종 들었지만, 키로로 라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음악만 들었던 것 같다. 그렇게 머릿속에만 남아 있던 그 음악들이, 우연히 정오군을 통해 징발한 시디들 중 키로로가 있었고, 그 음악을 듣다가 우연히 내 머릿속에 맴돌던 그 음악들이였다는 사실에 알게 되었다.
아직도 미숙한 레벨의 일어 실력이지만, 대충 대충 감으로만으로 대략적인 가사의 뜻은 듣는 정도. 영어로 말하는 가사 역시 그 정도 레벨. 그러다 보니 굳이 집중해서 듣기 보다는 그냥 멜로디 정도만 생각하는 정도랄까?
그러다가 조용히 코딩이 막히는 것이 있었고, 음악을 들으면서 멍하니 있다가 키로로 음악들을 쭉 뽑아 들어보았다. 정말 아무생각없이 그녀들의 음악을 가만히 들었다. 그녀들이 말하는 게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목소리와 멜로디 그리고 몇몇 익숙한 단어들로 이어지는 이야기.
아...
나에게 강력하게 호소하는 것도, 그렇다고 자기들의 만족감에 어쩔 줄 모르는 것도 아닌 그냥 이런것이죠.. 라고 말하는 기분이다.
갑자기 닥친 복잡한 상황들과, 막연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망설임,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포기 등등... 이 모든 것들에 대해서 그냥 말해주는 것 같았다.
순간 볼 위로 흐르지는 않았지만, 찐한 기분에 눈에 물기가 가득해진다.
이제 와서 팬이라고 자칭하는 것도 웃기고, 그렇다고 그녀들을 좋아하게 된것도 아니지만, 지금까지 지낸 세월과 현재의 상황들은 그녀들의 노래가 어느정도 코드가 맞는 것 같다. 내가 정신없이 바쁠때 들을때, 먼 후에 이 음악들을 조용히 들었을때, 과연 같은 느낌을 가질 것 같지는 않지만, 조용히 나중에 또 들으면서 조용히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봐야 겠다.